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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토크[밈블윔블] 4월을 맞이한 그대들에게 - 우리 찬란해지자!

밈블
2021-04-09
조회수 534


당신들의 4월은 잔인해야 한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었다.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덮어주고 

가냘픈 목숨을  

마른 구근으로 먹여 살려주었다. 

- 
토머스 S. 엘리엇(T Stearns Eliot)의 [황무지]에서 발췌 


토머스 S. 엘리엇(T Stearns Eliot)이 시 “황무지”에서 읊었듯 망각의 눈으로 덮여있던 한겨울, 땅속 깊은 곳에 잠자고 있었을 그 시절이 차라리 따뜻했을 것입니다. 4월은 새 생명의 탄생을 기뻐하기 이전에 그 새 생명들에게는 언 땅을 깨고 나오는 것도, 아직은 찬 서리를 맞으며 싹을 움터야 하는 것도 그 무엇 하나 쉬운 것이 없는 계절이니까요. 여러분들 또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불과 4개월여 전에 있었던 그 혹독한 실패의 기억은 여전히 떨쳐내지 못했을 것이고 결과를 장담할 수 없고 방향조차 불확실한 이 생활을 위해 이제 겨우 무거운 다리를 겨우 추슬러 간신히 서 있을 뿐일 수도 있겠죠. 


그러므로 그대들의 4월은 그 어느 때보다 잔인할 것입니다.

잔인한 4월을 맞이한 그대들에게 반드시 기억해야 할 두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고3, 현역이라면 3월 학평과 함께 비로소 수험생이 되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 었을 것입니다. 2학년 겨울방학 때만 해도 여유를 부리기도 했을 것이고 부족한 부분을 잘 메꾸면 남은 1년여의 시간 동안 무리 없이 내신과 수능 준비를 해낼 수 있을 거란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생겼을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n수생이라면 조금 상황이 달랐을 것입니다. 수능을 한 번 혹은 여러 번 보면서 수능 문제의 결이 어떤지 어느 정도 느낄 수 있고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됐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한 번의 기회로 이전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다음의 두 가지가 만족되지 않는다면 수험생의 자신감이건 n수생의 믿음이건 이 모든 것은 당신의 상상에 불과한 일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다음 두 가지를 반드시 기억하고 잊지 마십시오. 


첫 번째, 자신에게 솔직해지십시오. 

모든 상황에서 솔직해져야 할 테지만 특히 아침 시간에 더욱더 그러합니다. 

오랫동안 n수생들의 이른 아침 공부 시간을 봐오다 보니 아침 시간 학생들의 모습은 단 세 가지로 분류되더군요. 그날의 공부 계획을 짜고 있는 학생, 영어단어 암기와 같은 단순 암기를 하는 학생, 그리고 이미 짜인 계획하에 자신이 해야 할 학습을 하는 학생. 바라건대 현재 여러분의 모습은 세 번째였으면 합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의 모습은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한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우선 그날의 계획을 짜고 있던 학생에 관해 얘기해보죠. 학습 계획을 짜고 그 계획대로 공부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그 중요한 아침 시간을 계획 짜는 데 쓴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간혹 학습 계획 짜는 것 또한 자신의 순수 공부 시간에 포함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더구나 학습계획을 짜기 위해, 플래너를 짧게는 30분, 길게는 한두 시간 동안 붙잡고 있는 학생들도 있죠.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학습계획은 전날 잠들기 전이나 이동하는 시간 등 짬을 내서 하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 막 공부를 마쳤다면 다음 학습할 계획을 간략히 정리해놓고 책을 덮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입니다. 따로 시간을 내어 계획을 짤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죠. 계획은 계획일 뿐 계획 그 자체가 나의 공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두 번째 학생과 같이 영어단어 등 암기를 하는 학생들의 경우 대개는 암기한다며 손에 펜을 들지도 않은 채로 책이나 단어장만 펼쳐놓고 눈으로 읽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의 대부분 학생은 이러다 졸거나 잠들게 됩니다. 만약 여러분이 눈으로만 암기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굳이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는 시간에 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책상 앞에 앉아 있을 때는 손에서 펜을 놓으면 안 됩니다. 눈으로만 하는 공부란 것은 없습니다. 


자신에게 솔직해지라는 말의 의미는 바로 이런 것입니다. 그 귀한 아침 자습 시간 동안 그날의 계획을 짠다거나 펜을 들지도 않은 채 눈으로만 암기 하는 학생들, 솔직히 말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그냥 피곤하고 졸린 것이죠. 이런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숨기고 공부하고 있는 “척”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 우리 의대관의 뛰어난 전략담임 선생님들을 찾아가 학습 방향과 방법에 관해 한 번 더 설명을 들으면 됩니다. 피곤하고 졸리면 그 사실을 자꾸 부정하려 하지 말고 일단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이십시오. 펜을 잡고 손을 움직이십시오. 


부디 여러분들이 남은 시간 동안 자신에게 솔직해져서 자신을 기만하지 않기를, 그리하여 여러분들 모두 원하는 만큼의 성취감을 맛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두 번째로 기억해야 하는 것은 바로 루틴을 만드는 것입니다. 공부도 휴식도 여러분이 만든 루틴 안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 영역별 학습을 시작하는 시간과 총 시간, 휴식 시간, 운동 시간, 이동 시간 등 모든 활동에 루틴을 만들어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루틴이 혹시라도 깨지는 날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작심삼일이란 말처럼 결심이 삼 일을 넘지 못할 수도 있죠. 그러면 삼 일에 한 번씩 다시 결심하십시오. 그렇게 해서라도 자기만의 루틴을 만들어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루틴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목표가 수능이다 보니 수능 시간표에 맞추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잠시 인간의 뇌와 기억에 관한 얘기해볼까요? 인간의 기억이란 과학적으로 보면 해마를 중심으로 뇌의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신경세포, 즉 뉴런들의 3D 연결 회로입니다. 


생각해보세요. 크레파스나 색연필의 독특한 냄새가 어린 시절 어렴풋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경우가 있지 않았나요? 아주 작은 감각이 뉴런에 전기자극을 줘 예전 기억 회로들을 연결해주기 때문입니다. 제가 루틴을 만들라고 하는 것도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루틴을 만든다는 것은 시공간이 주는 감각을 한 가지 기억회로를 만드는 데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침 시간에는 국어 공부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능 시험을 볼 때도 아침 시간에는 국어 시험을 볼 테니까요. 


주의해야 할 것은 암기와 기억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암기는 모든 내용을 외우는 것에 불과하지만 기억한다는 것은 사고 과정과 그 방법론을 나의 신경세포 회로망에 각인시킨다는 것입니다. 같은 시공간의 자극 하에 같은 학습을 지속해서 한다면, 여러분들의 신경세포는 그 회로를 강하게 기억하게 될 것이며 실제로 수능을 보는 날에도 같은 시공간의 자극으로 여러분들이 해당 영역 시험을 보는데 필요한 사고과정을 여러분들의 뇌가 더 확실하고 정확하게 제공해줄 것입니다. 


또한 루틴 안에 운동 시간과 휴식 시간도 반드시 전략적으로 배치해 두십시오.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의 실험 결과에 의하면 튼튼한 뉴런 회로망을 위해 필요한 것은 주기적인 자극으로 시냅스를 강화해 ‘기억 공고화’ 작업에 의해 장기기억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경세포의 양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신경세포의 양을 늘리는 방법은 바로 적당한 운동입니다. 그러니 운동 역시 여러분들의 루틴에 맞게 규칙적으로 해주기 바랍니다. 더불어 적당한 휴식을 취하는 것 역시 중요하겠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봅시다. 

4월을 맞이한 여러분들은 아직 익숙하지 않은 환경과 상황 속에서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4월은 역설적이게도 여러분들에게 더욱 잔인한 달이 되어야 합니다. 인정할 수 없는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여야 하고, 변주 없는 루틴 속에서 버텨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디 강하게 믿기 바랍니다. 이 잔인한 4월을 잘 견뎌내면, 언 땅을 뚫고 올라온 새싹이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이 여러분들의 결과 또한 아름답고 찬란할 것임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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