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친

Contents of Medical Seniors

대학생 멘토[SongT's PDF] Future: 좋은 대학에 가야 하는 이유?

SongT
2021-05-06
조회수 309



안녕하세요. 메디친에서 대학생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SongT입니다. :D

원래는 4월에 특별한 대학활동을 많이 못해서 'F편'을 쓸 생각이 없었는데요.

'D'편에서 할 말을 막 적다가 보니, F편에 더 어울릴 말 같아서 여기에 써 봅니다.


제목을 보면 아실 수 있겠지만, 

제가 오늘 하고 싶은 말은 '좋은 대학에 가라'는 정말 진부한 말입니다.

근데 정말로, 좋은 대학에 가세요.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요.

돈을 많이 벌 수 있어서? 좋은 대학이 권력이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말하는 이유는 아닙니다.

 

저도 처음에 '좋은 대학에 가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리둥절했습니다.

"의대만 가면, 대학은 어차피 상관없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기도 했고,

기대에 부풀어 대학교에 가도,

고등학교보다도 무언가를 못 배우는 느낌이었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좋은 대학을 가야 하는 이유가 뭐지?'라고 계속 생각했어요.

 

그런데, 누나는 계속 저에게 '대학은 무조건 서울로 와라'라는 말을 했어요.

부산과 서울은 천지 차이라고, 서울로 와야 시야가 넓어진다고요.

저는 이런 말을 들었을 때,

"아니, 정보가 이렇게 빠르게 교환되는 시대인데, 부산과 서울이 차이가 크다고?"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이 생각이 오만한 생각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 가지 계기가 있는데요,

하나는, 대학 면접장에서였고요,

다른 하나는, 제가 재수하면서였고,

마지막으로는, 고려대에 들어오고 '자유정의진리'라는 교양수업을 들으면서부터였습니다.

 

고3 때, 대학 면접실로 들어갔을 때, 세 개의 대학으로부터 똑같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어느 과를 가고 싶은가? 그 이유는?’

저는 세 개의 대학 면접실에서 대략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또는 신경외과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뇌, 그리고 그 속에 들어있는 정신은 아직도 밝히지 못한 부분이 많습니다.

또한, 사람들은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편견이 있어,

자신이 치료받아야 함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범죄라는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빠지기도 하고,

죽음이라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기도 합니다.

저는 이렇게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A 대학에서는 “뭐, 거기 사람 얼마나 죽는다고.”

라는 말을 들었고요.

 

B 대학과 C 대학에서는 “그러면, 그렇게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의사와 의료계가 앞으로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을 들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이 대학에서는 계속 저의 계획과, 그 속에서 제가 원하는 것을 아주 구체적으로 물어봐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 대학 중에서 지금 제가 다니고 있는 대학이 있습니다.

 

같은 의대였음에도, 반응이 분명히 극과 극으로 나뉜 거죠.

A 대학은 2:2 면접이었는데요,

제 옆에 계신 면접자께서 “Anti-aging(항노화)과 관련된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라고 하시니까

제게 보였던 반응과는 전혀 상반된 반응을 보이셨던 것도 기억납니다.

(대학은, 특히 병원은 ‘돈’이 되는 사람을 원하는 거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여기에서 제가 느낀 것은 ‘내 꿈을 알아주는 대학’을 가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역 때까지는 그다지 크지 않았던 “좋은 대학”에 대한 욕심은 이때부터 시작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건 좋은 ‘대학’을 가야 하는 이유와는 상관이 없긴 합니다만,

제가 부산의 평범한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공부를 하다가

재수하면서 강남으로 출강하는 선생님들의 수업을 듣고 느꼈던 정보 격차,

고3 때, 인강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꼈지만, 절대 그렇지 않았고,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콘텐츠, 공부법, 입시 정보,

수능은 어떤 가치를 가진 시험이고, 수학 개념은 어떤 근원에서 발생했고

하는 정말 귀중한 정보들.

이런 것들이 바탕이 되어 저는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정보를 누릴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교육 기회의 평등이라는 거창한 말을 붙여가며

여기에서 글을 쓰며 꿈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학 교양수업을 들으며 느낀 걸 얘기해보겠습니다.

'자유정의진리'라는 수업을 대략적으로 소개하자면,


하나의 주제 (예.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인간의 자의식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에 대해서 질문하고, 토론하고, 다른 사람의 발표를 듣고, 그걸 들으며 다시 토의하고

이런 과정을 거치며 '좋은 질문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와 같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수업입니다.


자유정의진리가 어떤 수업인지 더 알고 싶다면?

 

교수님이 이끌어 가지 않고,

오로지 학생들의 주장과 논리, 사유만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업이 있을 때마다 준비 과정이 매우 고통스럽고 힘듭니다.

그런데, 이 수업을 듣고 있으면 진짜 대학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제가 '인간은 왜 자꾸 모든 것을 분류하려고 할까요?'라는 질문을 했을 때,

'인간은 자의식이 있기에, 나와 남을 구분하려고 하고,

나에게 도움 되는 것과 도움 되지 않는 것을 구분하려고 한다.

그렇기에 자꾸 구분하려고 하는 것은 인간의 자의식에서 나오는 본능이다.'

라는 답을 들었는데, 이때 모종의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고 할까요.


그리고 팀플 발표를 같이 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와 저의 꿈이 비슷한 점이 많아서 놀라기도 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로부턴, '그거 힘들어. 네가 그걸 왜 해?'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 친구로부턴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이 있다'는 희망을 갖게 만들었죠.


(실제 대학 팀플 발표 영상입니다. 팀원들이 뜻이 잘 맞아서 결과물이 만족스럽게 나왔고

교수님과 학우들로부터 최고의 발표라는 칭찬도 들었답니다. ㅎㅎ)


어느 날, 제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었는데, 대학 수업 못 들어먹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교수님의 강의력이 떨어지는 거야 그러려니 하는데,

팀플을 같이 하는 애들이 상식이 없고, 대화가 안 통해서 뭘 할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의 얘기는 생략하겠습니다.)

 

제가 경험했던 이 세 가지 사례의 공통점을 바탕으로

좋은 대학을 가야 하는 이유를 얘기해보자면,

물론 대학이 여러분의 꿈을 이뤄주기 위한 좋은 '도구'로서 역할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어디까지가 좋은 대학이고,

그 밑의 사람들은 전부 좋지 않은 사람이라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좋은 대학을 갈수록, 더 좋은 사람을 만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PIRAM'이라는 국어 강사분께서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요, 저도 여기에 동의해요.

 

제가 상경한 뒤에 느낀 건,

누나가 저에게 '서울로 오라'고 말했던 건,

결국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더 넓은 시야를 가져라'하는 것이었을 겁니다.

 

대학의 로망이 있는 친구들이 많겠죠. 저도 로망이 많았으니까요.

그런데 대학도 ‘학교’입니다. 여러분은 고등학교 졸업해서 또 학교 들어가는 거예요.

그렇다고 대학을 간다고 해서 거창한 것을 배우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대학을 가면, 가끔은 자신이 퇴보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무엇을 배우는지 모르겠다며 방황하거나,

남들과 비교하여 자신을 비하하기가 일쑤입니다.

 

그러면, 명문대를 간다고 해서 꼭 돈을 엄청나게 많이 버느냐? 그것도 아니고요.

명문대를 간다고 해서 세상에서 권력을 쥐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좋은 대학에 가면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우물'(한계) 안에 가두지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의 '멘토단'을 만난 것은 큰 행복이었습니다.

저희끼리 나온 얘기 중에 제일 공감 가는 건

'술을 안 먹어도 정말 편하게, 끊임없이 재밌는 얘기를 할 수 있다.'는 말이었는데요.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건

깊이 있고 건설적인 얘기를 나누고, 서로의 꿈과 희망을 나누고,

그걸 열심히 응원해줄 수 있는, 그런 친구가 생긴다는 것 같습니다.

좋은 대학을 간다는 건, 그런 좋은 사람을 만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대학에도, 좋지 못한 사람은 어디에나 있긴 하니까요.)

‘인적 자원’, ‘인적 네트워크’, 그게 여러분에게 도움이 됩니다.

그러니, 저는 여러분들이 좋은 대학을 갔으면 좋겠고,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꿈을 위해 달려나가는 모습을,

진정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가슴 뜨거운 열정을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2010133


1